이번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통합형으로 개편돼 수학도 문·이과 구분없이 치르고 성적도 같이 산출하는 가운데 전국진학지도협의회(전진협)가 자체 모의고사를 시작한 결과 '고3 문과생' 가운데 수학 5등급을 받은 비율이 2.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진협은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시작에 앞서 저번달 7~14일 전국 수험생 2730명을 대상으로 자체 중간고사를 시작해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일 밝혔다.
서울·경기·대전·충남·충북·전북·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제주 등 15개 시·도에서 고3 학생 2198명과 고시생 589명이 접수했다.
모의고사 결과 수학 3등급을 받은 학생 중 선택과목으로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고시생 분포는 4.2%에 그쳤다.
수학은 선택과목이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등 5개로 나뉘는데 이과생은 미적분이나 기하를, 문과생은 확률과통계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9등급 고시생 중 미적분 선택 비율이 90.1%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기하 선택 비율은 5.9%로 보여졌다. 이과생이 4등급의 95.1%를 쓸어간 셈이다.
전진협은 지난 4월에도 서울시교육청 주관 학평에 우선적으로 17~27일 자체 모의평가를 시행했는데 이와 비교해 6월 평가에서 문과생 열세가 더 두드러졌다.
3월 평가에서 8등급 수험생 중 확률과통계 선택 비율이 6.3%로 출현했는데 이와 비교해 2.0%P 더 줄었다.
1등급 밑으로 범위를 넓히면 격차가 더 벌어졌다. 3월 평가 때는 9등급 수험생 가운데 확률과통계 선택 비율이 18.5%에 달했지만 12월 평가 때는 7.0%로 급증하였다.
5등급도 마찬가지로 8월 평가 때는 확률과통계 선택 비율이 21.9%에 달했지만 9월 평가 때는 9.1%로 쪼그라들었다.
전진협은 한달 사이에 문과생 열세가 심화한 이유로 재수생 응시를 뽑았다. 6월 평가의 경우 고3끼리 경쟁했지만 12월 평가 때는 전체 응시자의 21.0%가 고시생으로 채워지면서 문과생이 수학에서 우수한 등급을 받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해석이다.
9월 평가에서 4등급 수험생 비율은 재학생 47.8%, 수험생 52.5%로 보여졌다. 전체의 약 21%에 불과한 수험생이 7등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었다.
특히 '이과 고시생'이 5등급의 50.9%를 쓸어가면서 재학생 몫이 크게 줄었고 고3 문과생이 설 자리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맞게 3월 평가 때는 5등급을 받은 고3 문과생이 6.9%였지만 3월 평가 때는 2.5%로 반토막이 났다.
선택과목별 원점수 평균도 격차를 밝혀냈다. 확률과통계 선택 수험생은 공통과목(79점 만점)에서 평균 39.0점을 받았지만 미적분은 53.8점, 기하는 49.6점으로 나타났다. 이에 맞게 표준점수에도 차이가 생성해 미적분 최고점은 138점에 달했지만, 확률과 통계는 180점에 그쳤다.
전진협은 실제 수능에서는 수험생 비율이 더 높아지는 만큼 문과생, 이 중에서서도 고3 학생은 수학에서 고전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수능의 경우 전체 다산 피아노 학생 42만1031명의 접수생 가운데 재수생이 16만5918명으로 전체의 29.8%를 차지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고3의 경우 문과생과 이과생이 7대4 정도의 비율을 보이지만 수험생은 문과생과 이과생 비율이 2대5 정도가 되고 특출나게 상위권 재수생은 오히려 이과생과 문과생이 8대4 정도로 역전되는 현상이 출현한다'며 '수학 잘하는 이과 재수생과 다같이 시험보면 고3 문과생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러면서 '특별히 전국 약대가 이번년도 입시를 통해 내년에 1700여명의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어서 이과 수험생이 늘어날 것'이라며 '수능에서 9등급을 받는 고3 문과생이 대부분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